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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워]시각장애청소년과 비장애청소년 책으로 만나다

  • 2017-02-06 18:08
  • 김은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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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청소년과 비장애청소년 책으로 만나다

- 한국학생점자도서관, ‘톡(talk) 톡(talk) 책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

시각장애인이 문학을 읽고 토론하는 것. 흔치 않은 경험이다. 거기다가 비장애인과 함께 경계를 허물고 토론을 한다는 것은 더더욱 쉽지 않다. 한국학생점자도서관에서는 시각장애청소년과 비장애청소년이 함께 책으로 만나 1박 2일간의 특별한 독서캠프를 열었다. 바로 ‘톡(talk) 톡(talk) 책 라디오’ 라는 프로그램이다. 여송사회복지재단의 지원으로 이루어진 1박 2일 캠프의 주제는 ‘책 그리고 라디오’였다.

프로그램을 기획한 조남주 사서는 이번 활동의 취지를 다음과 같이 말했다.

“시각장애인 청소년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도 많지 않지만, 비장애청소년과 만나는 기회도 별로 없죠. 미리 봉사자들을 선정하고 면접까지 본 다음 교육을 받은 청소년들이 함께 1박 2일간의 캠프를 하게 되었습니다. 고등학생 1~3학년까지 아이들이 하룻밤을 지내면서 그들만의 관심사를 알콩달콩 나누면서 친해지는 시간 되겠죠? 무엇보다도 책토론에 그치지 않고, 라디오 대본을 직접 써서 녹음까지 해 보는 이색 프로그램입니다.”

3일 금요일부터 시작된 캠프는 먼저 한국학생점자도서관에서 모여 오리엔테이션을 마친 후 서울 방화동에 위치한 국제 청소년센터 유스호스텔로 이동하였다. 오후 2시부터 5시 30분까지 김소라 작가와 함께 하는 독서토론이 진행됐다. 장 지오노의 ‘나무를 심은 사람’ 과 박민규의 ‘그렇습니까, 기린입니다’ 두 권이 주제 도서로 선정됐다. 조별 토론과 전체 토론 및 찬반토론 등 다양한 형식의 토론이 재미를 더했다. 토론 주제는 매우 다양했다. ‘꿈을 이루는데 얼만큼의 시간이 걸릴까?’ ‘인격이 훌륭하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가난은 개인의 문제일까 사회의 문제일까’ ‘돈에 대해서 나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나?’ 등 평소 생각하지 못한 질문을 책과 연결지어 이야기해보는 자리였다.

저녁식사 후 본격적으로 라디오 대본을 조별로 만들어 보았다. 수원시영상미디어센터에서 ‘수아라’ 라는 라디오팀이 멘토로 참여했다. 책을 매개로 라디오 대본을 작성하기 위해 직접 음악 선정, 멘트를 만들었다. 처음에는 어려워했던 학생들은 팀별로 각자의 개성에 맞는 라디오 대본을 완성했다.

한국학생점자도서관의 엄현희 팀장은 “생각보다 아이들이 잘 어울리고, 책토론을 재미있게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대부분 토론을 처음 경험하지만 다들 재미있으면서도 의미를 느꼈던 것 같아요. 라디오 대본을 만들고 밤늦게까지 연습하고 서로 호흡을 맞추어가는 아이들이 급속도로 친밀해졌습니다”라고 말했다.

4일은 실로암복지관의 녹음실에서 아이들이 직접 쓴 대본으로 녹음을 하여 라디오 진행자가 되어 보는 체험을 했다. 책을 읽고, 토론을 하고, 마음을 나누면서 쓴 대본으로 결과물을 만들어 녹음을 하기까지 쉽지 않은 과정이다. 하지만 모두의 참여와 노력으로 결과를 이뤄냈다. 시각장애청소년과 비장애청소년이 만나 1박 2일간의 독서캠프를 무사히 마쳤다. 아이들의 마음 속에 새로운 꿈이 자리 잡은 시간이 되었길 바란다. 또한 프로그램을 준비한 담당자들의 수고를 통해 더욱 빛이 나는 결과를 이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