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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활동지원사업 우수사례공모전 당선작] 이용자 이남기

  • 2016-06-20 14:36
  • 이하나
  • 5366

만남의 행복


이용자 이남기


이글을 쓰면서도 나를 돕고 있는 활동보조 선생님께 고맙고 감사하다는 인사를 먼저 전한다.


보이지 않는 장애인을 어디서나 어느 환경에서도 위축되지 않고 내 생활을 당당하게 살게끔 만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항상 함께 꾸준히 이끌어주신 덕분에 몸이 아프고 눈을 보지 못해도 사회 생활속에서 안됐다 불쌍하다 이런 동정의 소리는 이제는 멀리가고 아무런 의미가 없다 언제부터인가 측면에 바짝 붙어서 눈과 손발이 되어주신 활동보조 선생님께서 옆에 계시기 때문이다 과거에 선생님들이 도와주지 않을 때는 어떻게 살아왔을까 아찔한 생각도 든다. 이제는 활동보조 선생님 없이는 생활할 수 없는 크나큰 존재가 되고 말았다.


함께 생활하며 옆에 있어야할 이유를 단조롭지만 몇 소절 적어보기로 한다. 그러면서도 몇 년 동안 함께한 선생님들과의 생활에서 달라지고 변해왔던 모습들도 한번쯤 되짚어보려고 한다.


나는 세 살 먹은 아이같다. 아니다 세 살 먹은 아이만도 못하다 이 말은 활동보조 선생님의 말씀이시다. 식탁의 음식도 세 살 먹은 아이는 자기 마음에든 음식에 손이 갈 것이다 나는 일러주고 챙겨주지 않으면 찾아먹을 수도 없고 고통스럽다.


운동을 하기위해서 집 근처 놀이터를 찾아간다. 부모님들이 데리고 나온 예쁜 어린이들이 재잘재잘 거리며 잘도 놀고 있다. 그런 모습을 보호자들은 행복한 모습으로 바라보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나의 움직임은 어떠한가. 살살 지팡이를 치고 걸어 다닌다고 해도 운동 기구나 놀이 기구에 부딪치고 다치다보니 주위 사람들까지도 불안감을 주게 된다.


평소의 생활 속에서도 양말이나 신발을 짝짝이로 신고 다니는 것은 다반사고 이런 저런 모든 물건들도 제자리에 있지 않고 내손에 잡히지 않으면 모두가 내 것들이 아닌 것이다. 그러기에 도와주지 않으면 세 살 먹은 아이만도 못하다는 소리를 듣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생활 속에서도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은 스스로 내가 해야 한다. 어린아이만도 못하다고 아니면 보기에 답답하다고 선생님께서 모두다 해결해 버리겠다고 하면 안되는 것이다. 24시간을 함께 있는 것도 아니고 내가 움직여야 할 내 자신의 권리를 박탈당하는 기분이 들고 공간 능력도 떨어뜨려 놓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시간이 걸리고 위험한 것들이 아니면 굳이 내가 해보려고 노력을 한다. 그런데도 우리 선생님께서도 관리나 보호가 너무나 철저하고 세밀하다.


그나마도 다행인 것은 오랫동안 시간을 두고 함께 생활을 하다 보니 내가 움직이는 손짓이나 동작을 보고도 이제는 무엇이 필요한지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척척 알아맞춰 불편을 덜어주기도 한다.


나는 활동보조 선생님과 함께 이끌려 생활하며 산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것인가를 지금에 와서 더욱더 절실히 느끼고 있다.


다음은 육체적 건강이나 정신적 건강 관리이다.


말만 들어도 섬짓한 악성 염증이나 암 수술 복강이다 계복이다 뚫고 쪼개고 찢어내던 그 시간들 누가 관리를 해주었는가.


이것도 할동보조 선생님의 헌신적인 관심과 노력이 아니었다면 지금은 내가 산책을 하며 건강 걷기를 하면서 얼굴에 웃음을 띠우며 함께 걸을 수가 있겠는가.


또한 십년이라는 오랫동안의 세월을 두고 정신적인 정서적인 고통 또한 이것은 무엇이었던가.


외롭고 괴롭고 무섭고 두렵고 초조하며 허탈함에 십일층에서 다이빙할 자살의 생각들 이것이 바로 우울증이다.


선생님과의 함께한 활동에서 산좋고 물좋고 춤추고 노래하는데 데려다주니 그 시간시간들에 가슴속의 스트레스를 이리 저리 흔들어서 날려버리니 마음은 즐거워지고 모든 것들이 긍정적으로 바꿔지다 보니 십년 동안 달고 다녔던 정신과 약이 나도 모르는 순간에 어느새 끊어져 있었다. 이제는 즐겁게 거뜬하게 살고 있다.


활동보조 선생님께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리며 머리를 숙인다.


나는 눈을 감고 살아가면서 얼마나 해결할 문제들이 많았던가. 이제는 가정에서도 나는 혼자가 아니다. 적은 시간이지만 하루의 한부분을 함께 생활할 수 있는 활동보조 선생님이 있다.


그렇지만 영원히 함께 갈 수는 없는 분들 이시다. 평생직장도 아니요 그렇다고 보수도 넉넉하지만은 못한 것 같다.


그러다보니 서로의 무슨 조그마한 안좋은 틈만 있어도 서로의 관계를 쉽게 끊곤한다. 활동보조 선생님들께서도 당신 아니라도 서울 시내에는 얼마든지 일할 수 있는 이용자가 많이 있다고도 생각하고 또한 이용자도 선생님이 아니시라도 센터에 전화만 하면 그냥 보내준다는 신뢰 없는 단순한 생각 때문에 자주 바꿔질 때도 있었다.


선생님들이 바꿔질 때마다 나의 살림살이는 늘어나고 있다.

가정집 일을 하자면 본인들의 손에 맞는 도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어떤 분은 무릎이 아파서 앉아서 청소를 할 수 없으니 밀고 다니는 깔대기청소기가 필요하다고 하신다.

또 어떤 선생님은 청소기가 작으니 큰 걸로 교체해야 한다고 한다.

이것 저것 사달라고 하시며 식사도구도 손에 맞는 것이 필요하다고도 하신다.

식당을 하시다가 부도가 나서 치웠는데 그릇이 많다고 숟가락 열개와 젓가락 열개를 가지고 오시기도 한다.

손님이 올수도 있으니 언제든지 필요할 것이라고도 말을 한다.

어떤 분은 헌 냄비를 세트로 가져다 놓으시고 찌개를 끓어서먹어야 밥이 잘 넘어간다고도 한다.

행복한 시간들이다.

이러다 저러다 살림살이를 모으니 대가족살림살이가 된 것이다.

우리 활동보조 선생님은 살림살이를 잘 챙겨주시는 분이다. 딸네집 사무소가 이사를 하는데 냉장고를 산지가 얼마 되지 않아서 아깝다고 그걸 끙끙대며 가지고 오신 것이다. 우리 냉장고는 작기도 하지만 오래된 고물이었다. 고맙기도 하다.

쓰지도 않으면서 먼지 속에 모셔놓기만 하면 무엇 한담.

살림살이는 이 정도면 활동보조 선생님들 덕분에 어느 집 못지않게 충분하게 꾸려놓은 것이다.


이번에는 복지관에서 마련한 생활체험현장이다. 상당히 생동감이 넘치는 싱싱한 프로그램이다.

대형버스가 두 대씩이나 움직이고 있다.

활동보조 선생님들과 이용자가 서로 손을 잡고 다정하게 차에 올라서 자리를 잡고 앉는다.

버스는 체험현장을 찾아서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활동보조 선생님들과 이용자분들은 누구라고도 할 것 없이 소근소근 사근사근 대화를 하고 있다.

귀한 보석같은 활동보조 선생님들을 많이도 만날 수 있는 기회도 된다. 그러나 자기 이용자가 아니면 아무런 관심도 주지 않는다.

도심에서 벗어나 넓은 공간으로 나들이를 하다보니 답답했던 가슴속을 조금씩 열어젖히며 쌓였던 응어리나 스트레스를 풀어서 날려버리는 듯 싶다.

체험 현장에 도착한 우리는 해설자의 설명을 열심히 듣기도 한다.

매주나 간장 고추장을 담궈 볼 때는 엣날 시골 생각도 나고 장인으로 돌아간 것도 같다.

치즈나 호박강정 또한 떡케익을 만들고 피자를 만드니 제과점 기술자와도 같고 돈가스하며 이런저런 음식들을 만들어 낼때는 요리사와도 같은 기분이 든다.

즉석에서 직접 만들어서 점심을 먹으니 내가 해냈다는 자부심도 생긴다.

누구라 할 것 없이 함께 주무르고 늘리며 탁탁 치고 만들며 웃고 왁자지껄하는 것이 한 가족이 분명하다

이렇게들 어울리면서 나는 정서적인 외로운 우울증을 치료 받고 있는 시간들이다.

다음은 딸기 체험이야말로 이용자와 활동보조 선생님과의 사이가 얼마나 믿고 다정한 관계인가를 다시한번 확인할 수 있는 기회이다.

점심을 먹었으니 모두들 배가 부르다.

하우스속의 딸기밭으로 들어 간다. 싱싱한 딸기들이 많이도 주렁주렁 달려있다 배가 터지려고도 하는데도 딸기 한 알이라도 더 따서 목구멍에다 밀어 넣듯이 먹이려고 하니 이것이야말로 활동보조 선생님이기라기보다는 어머니같은 마음이요 사랑의 손길이 분명하다. 선생님과 이용자의 조율된 마음이 한발자국 더 가까워진 계기가 되기도 했다.

앞으로도 이런 기분 좋은 생활 체험현장 같은 좋은 프로그램을 자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아직도 이 사회는 장애인과 정상인간에 높은 벽이있다고 해도 천사같은 활동보조 선생님들과의 관계는 이런 단어들을 무색하게 할뿐이다.


이제는 활동보조 선생님들의 관리 아래서 내가 잘 살아가고 있고 활동보조 선생님들의 관심 속에서 나라는 인간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끝으로 한 말씀 드리고자 하면 만날 때도 귀하게 만났으니 언젠가 헤어질때는 더욱 아쉽고 섭섭해 하며 어느곳에서나 좁은 길에서 만나더라도 얼굴 돌리며 그냥 지나쳐 버리지말고 손잡고 웃으면서 안부라도 물을 수 있는 인연을 맺어가기를 부탁드리며 선생님들이 항상 즐겁고 건강하시기를 빌겠습니다. 그래야 받는 제가 행복 하답니다. 감사합니다.


이남기 드림



[장애인활동지원사업 우수사례공모전 당선작] 이용자 이남기 사진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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