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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자 점역 교정사 시험을 마치고...

  • 2014-10-30 15:38
  • 주재은
  • 1637

본 복지관에서 10여년째 낭독봉사를 하시다가, 하반기 한글점자교실을 통해 점자를 배우고, 지난 10월 25일(토)에 국어점역교정사 자격시험에도 응시하신 임록수 봉사자님께서 점자교실 담당 강사에게 장문의 후기를 보내셨습니다. 많은 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 임록수님의 글을 올려봅니다.



점자 점역 교정사 시험을 마치고... 

 2014년 10월 25일 토요일 오전10시-11시20분. 광운고등학교
 3개월동안 봉천동 실로암 시각 장애인 복지관에서 실시한 
점역.교정사 양성교육을 마무리 하는 점역.교정사 자격시험을 보았다.

 그동안 엘리베이터 안에 있는 층수 안내표 조차도 이해 할 수 없었던 내가
묵자를 점자로 치고, 점자를 읽고 잘못된 부분을 찾아내는
(아직은 서툴고 느리지만) 놀라운 점자세상을 경험한 것이다. 

 여섯개의 점으로 만들수 있는 64개의 점형을 가지고
한글 자음, 모음, 문장부호, 약자,  옛글자. 영어, 영어문장부호..
무게,  넓이, 길이, 온도,  넓이, 부피, 화폐 등등의 단위들까지도..
그리고 숫자와 숫자부호 등 200개가 넘는 점자를 
몇가지 규정으로 어쩜 이렇게 체계적이고 섬세하게 만들었을까 감탄을 하면서 배웠다. 

 첫 수업 때 나는 교재를 쭉~ 훑 어 보고는 과연 내가 외울 수 있을까?
아니 수업을 따라 갈 수 있을까 ... 자신이 없었다.
그러나 담당 주재은 선생님이 걱정 마시고  하나하나 따라 오시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격려를 해주어서 힘을 얻었다. 

 학교 졸업하고 20년만에 진짜 오랫만에 시간나는대로 틈틈이 짬짬이..
교제를 복사해서 항상 가방에 넣고 다니며
걸어 다닐때도, 차를 타고 다닐 때도, 잠자기 전에도 손가락 여섯개를 움직이며 외웠다.
추석 연휴때  서울~여수를 가고 오면서  주차장을 연상케 하는 고속도로 상황에서도 
시간가는 줄 모르고..  외우고 또 외웠다.
남편과 아이들이 "우리 엄마 지금 다시공부하면 장학금 타겠다"고.. 할 정도로~

  눈으로 보고 배우기도 이렇게 어려운 것을
손끝으로 느끼며 읽으시는 시각 장애인들이 위대해 보였고....
더 많이 이해하게 되었다. 

시험전날  서울대 에너지 자원과학과 친구들에게 자원봉사 기본교육을 하면서 점자배우기 시간을 갖기도 했다. 가장 기본적인 규정 몇개를 설명하고 자신의 이름과 '사랑해요'를 직접 써보았는데 생각보다 이해를 잘하고 흥미를 가지고 참여 해주었다.실로암 복지관이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다고 팜플릿을 주면서 소개도 해주었는데 효과가 있었으면 좋겠다.  

 결과는 어떨지....아마도  봄이나 가을에 다시 도전해야 할듯 싶다.
한글문서를 점자로 점역하는 것은 꼼꼼하게 다 쳤는데...
점자를 읽고 상식문제와 틀린곳을 교정하는 문제를 다 풀지 못했기 때문이다.
점자와 규정을 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점자를 치고, 점자를 읽는 속도도 무척 중요함을 깨닫게 되었다. 

하지만 결과를 떠나 뿌듯하고, 기쁘고, 내 자신이 귀하고 고맙다.
청명한 가을하늘, 울긋불긋 예쁜 낙엽들이 이제서야 눈에 보인다.
가을을 즐기고 다시 도전하기로 약속해 본다.

- 한글점자교실 평일반 3차 교육생 임록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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